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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농산물 생산은 깨끗한 물 관리부터”한국농어촌공사 권기봉 수자원관리이사

국민 먹거리 건강·안전 직결 ‘지속가능한 농업용수’ 공급 중요
상류 오염원·저수지 수질관리 연계한 관련법 제도 마련 시급

한국농어촌공사 권기봉 수자원관리이사

[환경일보] 올해 큰 이슈가 됐던 ‘붉은 수돗물’ 문제는 깨끗한 물이 일상생활을 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일깨워준 사회적 사건이었다. 물은 주로 사용되는 용도에 따라 농업용수, 생활용수, 공업용수, 환경용수로 분류된다. 충분한 양의 물을 공급하는 것만큼 필수적으로 전제돼야 할 것은 용도별로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깨끗한 물이 공급돼야 한다는 것이다.

생활용수 못지않게 국민이 먹는 농산물 생산에 밑바탕이 되는 깨끗한 농업용수의 공급도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 물 전체 이용량 중 40.9%를 차지하는 농업용수가 깨끗해야 국민이 믿고 선택할 수 있는 고품질의 안전한 친환경 농산물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농업용수는 생활용수나 쾌적한 친수공간을 제공하는 데도 쓰이기 때문에 물을 깨끗하게 관리하는 일, 즉 수질관리는 중요한 과제다.

한국농어촌공사(이하 공사)는 깨끗한 농업용수를 충분히 확보해 농업인에게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을 중요한 업무 중 하나로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농촌지역 저수지 상류 오염원에 대한 관리 미흡과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온 상승, 가뭄, 홍수 등으로 대표되는 기후변화 현상은 수질 관리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수질 악화의 주된 이유 중 하나가 농촌지역 저수지 상류 오염원에 대한 관리 미흡이다. 가정하수, 공장폐수 등 오염물질의 유출경로가 명확한 ‘점 오염원’과 달리 도로, 농경지 등 불특정지역에서 비가 올 때 저수지로 흘러 들어오는 ‘비점오염원’은 이동 경로가 명확하지 않고 관리가 어렵다. 이 때문에 공사 관리시설의 오염원 중 68.7%가 비점오염원의 저수지 유입으로 인해 발생한다. 더불어, 도시지역의 하수도 보급률은 95.6%에 이르나 농어촌지역은 70.0%에 불과(2019년 환경백서)한 점도 수질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앞으로의 관리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데 ‘토지계 비점오염물질’의 비율이 2003년 52.6%에서 2020년 72.1%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환경부, 2012)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 또한 수질관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게릴라성 집중호우, 극심한 가뭄, 수온 상승 등 기후변화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은 오염물질의 저수지 유입 증대, 녹조 대량 발생 등을 유발하며 수질은 물론 생태계까지 위협하고 있다. 실제로 주요 농업용 저수지와 담수호 975개소 중 수질 4등급(농업용수 수질관리 목표) 초과 시설이 2014년 9.9%에서 2018년 11.2%로 증가하는 등 지난 몇 년간 지속돼 온 가뭄과 집중호우로 수질이 점차 악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여러모로 수질관리 여건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지만 공사에서는 농어촌에 지속가능한 청정용수 공급을 위해 ‘예방–진단–치료’로 이어지는 체계적인 수질 관리 프로세스를 통해 깨끗한 용수를 공급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한번 오염된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과 노력이 필요하다. 오염 예방적 수질관리(예방)가 중요한 이유다. 수질 오염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자체, 관련 기관, 지역 구성원 등 수많은 주체 간 협력을 기반으로 오염을 사전에 차단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공사에서는 지역공동체가 함께 참여하는 수질관리 거버넌스를 운영하는 한편, 효과적인 오염원 관리를 위해 지자체와 수질관리 업무협약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다. 더불어 오염 저수지에 대한 정기적인 조사, 미래 수질관리 리더 육성, 환경정화 행사 등 오염 예방적 수질관리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방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수질 및 오염원 조사(진단)이다. 현재 수질 상태와 오염원을 과학적으로 파악하고 모니터링해 수질이 악화된 경우 어떻게 치료해 나갈지 정하는 것은 수질 관리를 위해 빼놓을 수 없는 과정이다. 공사에서는 농업용수 수질측정망시설 975개소, 공사 관리 농업용 저수지와 담수호 3400여 개소, 지자체 관리 저수지 1만1000여개소 등에 대한 정기적인 조사를 통해 오염 원인을 진단하고, 수질관리 정책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공사는 이렇게 분석해낸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시설에 따라 오염 원인에 적합한 수질개선사업(치료)을 시행하고 있다. 수질관리목표(Ⅳ등급)를 초과한 시설에 대해서는 중·장기 대책을 수립해 체계적으로 수질개선사업을 시행하고 있는데, 2018년까지 32지구가 준공됐다. 앞으로도 수질관리목표 초과 시설에 대해 지속적으로 수질개선사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공사를 포함한 다양한 주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농업용수 수질이 악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은 수질오염의 근본 원인인 상류 오염원 관리가 여전히 미진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쉽지만 법·제도적으로 상류 오염원 관리에 공사의 참여가 제한적인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자체, 관련 기관 등과 협력을 통해 상류 오염원 관리에 나서고 있지만 앞서 언급한 수질 악화 경향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한계가 있는 것이 분명한 상황이다.

국민의 식탁에 올라가는 건강과 안전을 책임지는 농산물, 그 농산물을 생산하는 밑바탕이 농업용수이기 때문에 수질관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깨끗하고 지속가능한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서는 상류 오염원 대책과 저수지 수질관리 대책이 유기적으로 연계돼야만 가능하다. 무엇보다 우리 공사가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상류오염원 관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수도법・농어촌정비법 등 관련법과 제도 마련이 시급한 과제인 이유다.

편집부  pres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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