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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깨우치니 이제 눈 뜬것 같아요"영등포구, 올 상반기 찾아가는 방문문해교실 시행
9월 구청별관 1층에서 열린 늘푸름학교 졸업식 <사진제공=영등포구청>

[환경일보] 심영범 기자 =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데/ 세월은 내 인생을 싣고/ 훨훨 날아가네/
내 마음을 그렇게도 몰라주니/ 세월아/ 천천히 터털터털/ 나하고 가자꾸나/
몰랐던 것 배우니 너무 기쁘다/ 이제야 조금씩 눈을 뜬 것 같은데/
답답했던 마음이 조금씩 뚫리는데/ 내 몸은 왜 이리 아플까
세월아 기다려줘…응?

영등포구 늘푸름학교 ‘중등 1단계’에 다니는 안춘희(여, 77세)씨가 쓴 시 ‘세월아 기다려’다. 이 작품은 서울시 주관 2019년 서울지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 특별상을 수상했다. 안춘희씨는 “학교를 못 다녀서 한글도 몰랐었는데 그 많은 사람 중에 상을 받게 돼 기쁘다”며 수상소감을 전했다.

늘푸름학교는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이 교장으로 있는 영등포 직영 초‧중등 학력 문해학교다. 2015년 10월 서울시 최초로 서울특별시교육청으로부터 초등학력 문해교육 프로그램 운영 기관으로, 2018년 중등학력 문해교육 프로그램 운영 기관으로 지정받았다.

2016년부터 총 3회에 걸쳐 74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현재까지 301명이 교육받았다. 매년 60여 명의 학생들을 교육하며, 영등포구는 명실상부 성인문해교육 으뜸 자치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늘푸름학교는 글을 읽지 못하거나 초등학교도 다니지 못한 이들이 교육과정만 이수하면 별도의 검정고시를 거칠 필요 없이 졸업 학력 인증서를 교부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초등학교 1~3단계 과정과 중등 1~2단계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내년에는 학생들의 진학과 맞춰 중등 3단계 과정도 개설할 계획이다.

교육내용은 한글교육을 기초로 국어, 사회, 수학, 영어 등 학교에서 가르치는 통합교과 과정을 가르친다. 또한 교과과정과 연계한 현장체험학습과 봄‧가을 소풍, 수학여행도 실시해 학생들에게 넓은 안목을 길러주고 학창시절 경험하지 못했던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구는 앞으로 성인 학습자들이 배움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도록 고등학교 검정고시 과정을 운영하고 원광디지털대학교와 MOU를 체결해 초등과정부터 대학교까지 학습의 길을 열어놓을 계획이다.

오는 19일 오전 10시부터 영등포공원에서 문해교육의 학습 성과를 알리고 학습자의 사기를 진작을 위해 ‘성인문해교육 시화전’을 개최한다. 총 30여 명이 참가해 그동안 갈고닦은 한글 실력을 뽐낸다.

한편, 구는 올 상반기 학교로 찾아오기 어려운 어르신, 결혼이민자 등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방문 문해교육도 운영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경력단절 여성 32명을 대상으로 방문 문해교사 양성교육을 진행, 강사진으로 구성했다. 학습자가 희망하는 가정, 경로당, 종교 시설 등을 방문해 교사가 직접 방문해 107명에게 한글교육을 실시했다.

오는 9일 한글날을 맞이해 채현일 영등포구청장과 방문 문해교사가 학습자의 가정을 방문해 함께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성인문해 학습자들을 만날 때마다 어르신들의 배움에 대한 열정에 큰 감명을 받는다”라며 “배움을 희망하는 주민 누구나, 어디서나 학습하는 평생학습도시 영등포를 만들어 나가겠다”라고 전했다.

심영범 기자  syb@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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