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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생물다양성 그린기자단]
웃는 얼굴 돌고래 “상괭이”, 상괭이가 웃을 수 없는 이유
10월 선정기사, 한림대학교 김민영 학생
“상괭이(Finless porpoise, 학명 : Neophocaena phocaenoides)”를 아십니까?

환경부와 에코맘코리아는 생물자원 보전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를 실시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및 생물자원 보전’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생물다양성 그린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발된 ‘생물다양성 그린기자단’이 직접 기사를 작성해 올해 6월부터 12월까지 매월 8편의 선정된 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2015년 10월 자연방류된 상괭이 ‘오월이’ <사진제공=해양수산부>

[그린기자단] 김민영 학생 = 일부 개체가 북한과 중국 보하이만에 서식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한국의 남해안과 서해안에 살고 있으며, 한국 최초의 백과사전 ‘지봉유설’과 한국 최초의 해양생물학서 ‘자산어보’에도 그 기록이 남아있는 한국 토종 돌고래이다.

지리적, 역사적으로 한국 토종이 분명한 “상괭이”는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서 규정하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며, 그 중에서도 부속서 I에 해당하는 심각한 멸종 위기종이다. 하지만 정작 한국에서는 정부와 국민들의 무관심 속에서, 특별한 보호대책도 없이 방치되어 죽어가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2005년 약 3만6000마리로 추정되던 개체수가 2011년 1만3000마리로 64%나 급격히 감소했고, 2011년 2월에는 새만금 방조제 안쪽에 갇힌 249마리의 상괭이가 떼죽음 당한 채 발견돼 충격을 줬다.

드넓은 갯벌과 바다가 방조제 수문으로 가로막히면서 바다로 나가지 못한 상괭이들이 추위에 얼어붙으며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됐지만 이후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

그 이후에도 매년 1000마리 이상이 어부들의 어망에 걸려 혼획돼 질식사하고 있다. 혼획 등 공식적으로 파악된 상괭이 폐사 숫자를 모두 합치면 2005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최소 약 3만 마리의 상괭이가 죽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매년 3000마리 이상의 보호종 고래가 죽어가는 상황에서 해양수산부는 2016년 9월 뒤늦게 상괭이를 보호대상해양생물로 지정했다.

그런데 실질적인 상괭이 보호대책은 아직도 마련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매일 상괭이 20~30마리가 안강망이라는, 큰 주머니 모양의 그물에 걸려 죽은 패 발견되고 이들 사체는 매일 아침 트럭에 실려 어딘가로 운반된다.

뉴스에서는 이렇게 혼획된 상괭이들이 울산과 부산 지방에서 고래고기로 유통되고 있다는 현지 어민들의 진술을 담고 있다. 죽은 보호종 고래의 사체 처리 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또한 2017년 태안군에서만 상괭이 혼획이 1000마리 이상이 보고됐는데, 보령 등 인근지역에서는 보상제도가 마련되지 않아서 어민들이 죽은 상괭이를 그냥 바다에 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아예 혼획 보고 통계에 잡히지도 않아서 혼획으로 해마다 실제로 죽어가는 돌고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상괭이 서식처에 그물을 치지 않도록 하는 계도활동을 지속해야 하며 고래고기 유통도 금지시켜야 한다. 이런 조치들이 마련되지 못한다면 여전히 한국 바다 상괭이의 수난은 계속될 것이다.

바다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는 요즘 그래서 더욱 상괭이 보호구역 지정이 절실해지고 있다. 주요 서식처마다 시민 환경심사원을 위촉하거나 배치해 상시적인 모니터링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그물에 걸린 상괭이가 폐사하지 않고 빠져나갈 수 있도록 고래연구센터에서 해파리 방지 그물을 개량해 만든 탈출망을 어민들에게 보급해야 한다.

다행히 최근 몇 년 사이 여수와 거제, 평택 등 전국에서 상괭이 구조와 방류 소식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관광객들도 갯벌과 해안가에서 살아있는 상괭이를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구조에 나서고 이어서 변화된 시민의식을 느낄 수 있다. 정부의 실질적인 해양생물 보호정책이 뒷받침된다면 토종 돌고래들이 보다 안심하고 바다에서 우리와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한반도 주변에 많이 서식하다 보니 우리는 무심했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멸종 위기에 처한 귀한 돌고래이다. 아직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지도 못했는데, 상괭이 보호가 더 늦어져서는 안 될 것이다. 상괭이가 우리 바다에서 사라지면 지구에서 다시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 바다 터줏대감 상괭이를 지키는 걸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김봉운 기자  bongw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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