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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생다양성 그린기자단]
나비 없는 들녘, 우리가 향유해야 할 세상은
8월 선정기사, 경희대학교 권순호 학생
국제적인 나비 감소 원인, 다양한 요소 적용돼
무분별한 도시개발 등 나비 서식지 파괴 심각해

환경부와 에코맘코리아는 생물자원 보전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를 실시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및 생물자원 보전’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생물다양성 그린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발된 ‘생물다양성 그린기자단’이 직접 기사를 작성해 올해 6월부터 12월까지 매월 8편의 선정된 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산녹색부전나비, 제비나비, 은판나비, 큰주홍부전나비, 청띠제비나비, 굵은줄나비(왼쪽 위 시계방향) . 모두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나비목 곤충이다. 우리 주변 자연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이들이 사라지지 않기를 바란다. <사진=권순호 학생>

[그린기자단] 권순호 학생 = 평창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강원도 전역에 스키장이 개발됐다. 그 중 가리왕산 전체 면적 중 3%에 해당하는 78.3ha가 깎여 나갔다. 3%라는 작은 숫자에는 5만8000여 그루 나무의 희생이 담겨있다.

산림청이 선정한 대한민국 100대 명산 중 하나인 가리왕산은 개발과 동시에 자연환경이 크게 훼손됐다. 산을 터전으로 살던 다양한 생물도 갈 곳을 잃었다. 많은 생명은 인간의 일방적인 개발논리와 무관심 속에서 고립됐다.

생태계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살림꾼

가리왕산이 개발되기 전 촬영된 사진을 우연히 SNS를 통해 접하게 됐다. 삵 변속에서 은판나비 7마리와 팔랑나비 여러 마리가 모여있는 모습이었다.

나비는 아름다운 날개를 갖고 있어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곤충이다. 예부터 우리 선조들은 나비를 그림에 그려 넣었으며, 최근 다양한 제품 디자인에서 나비를 모티브로 만든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예쁜 꽃 주위를 우아한 모습으로 날아다니는 나비는 외관적인 아름다움 뿐만 아니라 식물 간 꽃가루를 옮기는 역할을 통해 생태계에 누구보다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만약 나비목 곤충이 사라진다면 야생 식물의 수분(꽃가루받이)에 구멍이 뚫린다. 나비 외에도 꽃의 수분을 돕는 벌목, 파리목 등 곤충들이 있지만, 나비의 빈자리를 채우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이야기한다.

또, 생태계 먹이사슬에 균형이 무너질 우려가 제기된다. 육식 곤충, 거미, 조류 등 다양한 생물이 나비목 곤충을 먹이로 삼는다.

먹이가 줄어들면서 천적 역시 생존 문제가 발생한다. 심지어 수분의 결과인 열매를 섭취하는 사람에게도 부정적인 효과가 발생된다.

전 세계 나비 개체수 감소 추세

미국 오리건 주립대학교 등 미국 연구팀은 조사 결과, 나비 개체 수가 매년 약 2%씩 감소해 지난 21년간 개체 수가 약 33%가 줄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1996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 오하이오 주에서 나비 개체 수의 변화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2만4000여명에 달하는 나비 연구자와 시민 과학자가 연구에 참여했고, 오하이오 주 전역에 배치한 104개 관측 지점에서, 81종의 다양한 나비를 대상으로 매주 한 번씩 개체 수를 기록했다. 이 연구 과정에서 나비 전체의 개체 수 변화 추이를 파악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는 나비 종이 훨씬 많다는 결과를 도출해냈다. 조사 대상이었던 81종의 나비 중 40종은 급격한 개체 수 변화가 없었고, 30종은 개체 수가 크게 감소했으며 나머지 9종은 개체 수가 늘어났다.

개체 수가 늘어난 나비는 9종인 반면, 감소한 종은 무려 전자의 3.5배인 32종이나 된다.

급격하게 줄어드는 나비는, 미국 오하이오 주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금까지 나비 개체 수가 감소한다는 연구는 영국을 비롯해 많은 유럽 국가에서 발표됐다.

2017년에 영국에서 발표된 조사 결과에 따르면 1995년부터 2014년까지 도시 지역에서의 나비 개체 수가 69%가 감소했으며, 교외지에서는 45%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가리왕산의 은판나비를 소개했지만 우리나라 역시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2017년 국립산림과학원과 목포대학교 등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 강원도 영월군 석회암 지대에서 서식하는 나비는 최근 15년간 34%가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세계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나비 개체수와 관련해 무분별한 도시개발 등으로 서식지가 파괴되는 것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또,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나비를 죽일 수 있는 농약과 나비 유충의 먹이가 될 만한 식물을 없애는 제초제가 과도하게 사용되는 현대 농업 방식이 원인을 찾고 있다.

나비가 살 수 없는 지구에서 인간도 살아갈 수 없다. 많은 이들에게는 그저 벌레 하나 사라지는 일이겠지만, 조금 더 관심을 갖고 공생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김봉운 기자  bongw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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