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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생물다양성 그린기자단]
올바른 선택과 소비가 아름다운 산호를 살려요
7월 선정기사, 이화여자대학교 서희주 학생

환경부와 에코맘코리아는 생물자원 보전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를 실시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및 생물자원 보전’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생물다양성 그린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발된 ‘생물다양성 그린기자단’이 직접 기사를 작성해 올해 6월부터 12월까지 매월 8편의 선정된 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그린기자단] 서희주 학생 = 많은 사람들은 바닷속 풍경을 떠올릴 때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산호를 절대 빠뜨리지 않는다.

서울대학교 해양저서생태학연구실에 따르면, 산호(珊瑚, coral)란 동물계에 속하는 저서생물로서 자신안에 공생조류(zooxanthellae)를 살게 해서 이들에게 서식처를 주고 대신 이들에게서 산소와 영양분을 얻어 생활한다.

이러한 생활방식 덕분에 산호초에서는 공생조류가 매년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데 그 결과, 뛰어난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일어난다.

뿐만 아니라 산호초 생태계 내에서 발견되는 해양 생물은 전 세계 해양 생물 종의 25%에 달해 생물다양성 측면에서도 산호가 담당하는 역할은 매우 크다.

게다가 아름다운 외형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산호초를 찾아와 주변 지역 관광 산업이 발달하기도 한다.

총천연색의 다채로운 산호류가 바닷속을 더욱 아름답게 만든다.

그런데 이처럼 자연과 인간 모두를 이롭게 하는 산호가 매해 여름마다 하얗게 변해 죽어가고 있다고 한다. 산호가 하얗게 죽어가는 현상을 ‘백화 현상’이라고 하는데 여름이면 이 현상이 더욱 가속화되는 것이다.

산호의 DNA를 손상시키고, 어린 산호의 기형을 초래하며, 심한 경우 백화 현상을 일으켜 산호를 끝내 죽음에 이르게 하는 이것은 바로 ‘유기자차’, 즉, ‘유기 자외선 차단제’이다.

백화 현상으로 인해 하얗게 죽어버린 산호류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유기 자외선 차단제(이하 유기자차) 속에 들어있는 두 가지 물질, 옥시벤존(벤조페논-3)과 옥티노세이트(에칠헥실메톡시신나메이트)가 산호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는 주원인이 된다.

즉, 피서를 즐기기 위해 찾아간 바다에서 유기자차를 바르다 모래에 떨어뜨리거나, 유기자차를 듬뿍 바른 채 바다 속으로 들어가면 해당 성분이 물에 씻겨나가 해양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실제 2016년 6월 국제산호초심포지엄의 연구 자료에 따르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미국 플로리다 키스 제도의 산호들은 정자와 난자를 생산하지 못해 번식이 불가할 정도였다.

이러한 심각성을 인지한 미국 하와이 주의회는 2018년 5월 1일 옥시벤존과 옥티노세이트가 포함된 자외선 차단제 판매를 금지하는 법률안을 통과시켰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옥시벤존 및 옥티노세이트 포함 유기자차 판매 현황은 어떨까? 지난해 8-9월 녹색연합이 실시한 시민참여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시중에 판매되는 유기자차 79개 제품 중 60%에 달하는 47개 제품에서 한 개 이상의 유해성분이 함유된 것으로 확인됐다.

옥시벤존(벤조페논-3)은 2개의 제품에 함유되어 있었으며, 옥티노세이트(에칠헥실메톡시신나메이트)가 함유된 제품은 44개로 절반이 넘었다. 두 가지 성분이 모두 포함된 제품도 1개 존재했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유해성분이 포함된 자외선 차단제의 생산이나 판매를 별도의 법안으로 규제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꼭 법이나 제도만이 변화를 일으키는 건 아니다. 개개인의 앎과 실천이 오히려 더 큰 변화를 일으켜 산호의 백화 현상을 막고 건강한 해양 생태계를 지켜낼지도 모를 일이다. 누구나 실천 가능한 산호를 살리는 몇 가지 방법은 아래와 같다.

첫째, 가능한 한 자외선 차단제 대용품을 이용하자. 양산이나 모자를 쓰면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고도 뜨거운 햇빛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할 수 있다.

두어 시간마다 한 번씩 다시 발라야 하는 불편함과 피부를 온통 뒤덮는 끈적거림은 없어지고, 작은 그늘 아래서 누리는 시원함은 덤으로 찾아온다.

둘째, 어쩔 수 없이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 한다면 ‘유기자차’ 대신 ‘무기자차’를 선택하자. 자외선 차단제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유기 자외선 차단제와 무기 자외선 차단제가 그것이다. 이 중 산호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2가지 유해성분은 유기자차에만 들어 있다.

앞으로 자외선 차단제를 구매할 때에는 자외선차단지수(SPF)를 확인할 때, 성분 정보에 옥시벤존(벤조페논-3)이나 옥티노세이트(에칠헥실메톡시신나메이트)가 쓰여 있진 않은지도 함께 확인하자.

성분의 이름이 어려워 기억하기 어려운 경우, 환경운동연합에서 운영하는 “시선.net" 사이트에 접속하면, 유해성분 포함 여부를 제품 검색을 통해 보다 쉽게 알 수 있다.

한편, 유기자차와 달리 무기자차의 대표 성분은 징크옥사이드와 티타늄디옥사이드이다. 환경을 생각한다면 앞으로는 무기자차, 즉, 무기 자외선 차단제를 선택하고 소비하자.

셋째, 유해성분이 든 유기자차는 버릴 때도 주의해야 한다. 다 쓴 자외선 차단제라 해도 주의 없이 버릴 경우, 용기의 이곳저곳에 묻은 내용물이 물에 씻겨 바다로 향할 수 있다.

비단 자외선 차단제뿐 아니라 모든 화장품을 버릴 때도 지켜야 할 주의사항이지만, 용기에 묻은 내용물을 휴지나 신문지 등으로 깨끗이 제거한 후, 용기만 따로 분리수거해야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어쩌면 이미 늦었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실제로 이미 많은 양의 유기자차가 바다로 흘러들어가 산호류의 목숨을 시시각각 죄어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인 법, 유기자차가 아름다운 산호를 없앤다는 사실을 안 지금부터가 모든 변화의 시작이다.

올 여름부터는 산호를 살리는 선택과 소비로 자연과 인간이 모두 건강한 미래를 만드는 데 소중한 한걸음을 내딛어보자.

김봉운 기자  bongw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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