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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 난국 전력산업, 탁상공론 벗어나야"한전 적자, 민간발전사 수익 악화, 소송 우려까지···진퇴양난 전력산업
미래지향적 해법 위한 전력시장 개혁, 이해관계자 간 공동 노력 필요
5월28일, 국회의원 김삼화 의원실 주최로 '전력산업, 총체적 난국 해법은 없나' 세미나가 열렸다. <사진=이은주 객원기자>

[국회=환경일보] 이은주 객원기자 = 전력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기 요금은 그대로인 채 에너지전환이 추진되면서 비싸진 연료비를 떠안은 한전과 발전사가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발전소를 가동할수록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전력 시장 구조에서 민간 LNG 발전사들도 수익이 악화되고 있다. 따라서 시장 전반에서의 갈등 요소 또한 심화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책적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5월 28일 김삼화 의원실 주최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전력산업, 총체적 난국 해법은 없나’ 세미나가 열렸다.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전력공사, 전력거래소 관계자 등 한국 전력산업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전력시장의 현황과 문제점을 진단했다.

“전력산업과 전력시장, 이대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바른미래당 김삼화 의원은 “에너지 전환 정책이 추진되면서 요금 인상, 전력 수급 불안정 등과 같은 사회갈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행 전력 시장 경제급전 시스템하에서 미세먼지 저감과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은 불가능하다"라며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은 “에너지 전환 정책을 하면서 전기 요금을 올리지 않겠다는 현 정부의 약속을 맞추기 위해서는 적자가 나고 있는 여러 가지 산업구조를 인위적으로 맞춰야 하는데, 이는 굉장히 위험한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한전의 경제적 손실은 결국 국민의 부담이 될 것”이라며 “국민적 합의를 통해 에너지 정책의 방향성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산업 성장 위한 전력시장 개혁, 지금이 적기

이어진 발제에서 현재 전력시장의 문제점들이 논의됐다. 한국 과학기술기획평가원 김선교 부연구위원은 “전력산업이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의 전력시장을 희생, 반복, 고육지책으로 요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현재의 전력산업은 석탄발전소의 유해 물질 배출과 원자력 발전소의 잠재적 위협에 대해 시민의 비자발적 희생을 강요하지만, 정책과 제도 개선 논의가 변화를 이뤄 내지 못한 채 반복된다”며 “근본적인 시장구조와 역할에 대한 진단 없이 고육지책, 즉 임시방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전력시장개혁을 막는 요인으로 “산업 생태계 전환을 위한 동기의 부재”를 지적했다. 그는 “새로운 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지금 선택해야 한다”며 “개방된 전력산업 생태계 구축과 소비자도 참여할 수 있는 유연한 에너지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력시장 법적 갈등 소지 많아

두 번째 발제를 맡은 법무법인 태평양 박진표 변호사는 “전력산업 전체에 법적 갈등의 소지가 만연하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우리나라 전력 시장 규제가 공정성, 합리성, 투명성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적정 원가와 적정 투자보수의 회수를 어렵게 하는 정부의 과도한 전기 요금 규제 탓에 전력 시장이 껍데기만 남은 시장의 행태를 띄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서 전력 시장에 잠재돼 있던 법적 갈등이 표출되고 있는 여러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적자로 허덕이는 한전과 민간 LNG 발전소 사이에서 용량 요금(민간 발전사의 설비투자 유도를 위해 전력거래소가 발전사에 제공하는 고정비 회수용 지원금)에 대한 갈등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외에도 모호한 표준 투자비의 개념을 둘러싸고 민간 석탄발전소와 정부 간의 갈등, 한전과 발전 자회사 전력 거래가격 결정에 대한 법적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현행 가격 메커니즘 하의 효율성 개선을 넘어 새로운 시장체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제의 본질적 해결을 위해선 진입 규제 폐지, 가격 규제폐지를 통한 경쟁 시장체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선 전력산업의 각 이해관계자들의 관점과 해결책들이 논의됐다. <사진=이은주 객원기자>

“전력산업, 혁신 필요한 때”

이후 진행된 토론에선 전력산업과 전력 시장의 각 이해관계자로부터 현 문제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과 해결책이 제시됐다.

이유수 에너지경제연구원 본부장은 “전력산업 개혁의 주요 이슈는 확대되는 재생에너지를 어떻게 기존의 전력계통에 안정적으로 통합시킬지, 기술적·정책적 해결책을 찾아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력산업의 미래는 에너지 활용의 싸움이 아니라 기술과 빅데이터 활용의 싸움”이라며 “다른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시장을 바꿔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단계적인 개혁 이행을 위한 로드맵을 세워 시장의 불확실성을 개선하고 시장 참여자들에게 명확한 시그널을 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 KPMG 장현국 상무는 “노조와의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전력산업의 전면적인 구조개편을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현실적 범위 내에서 혁신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 체계 내에서 실행 가능한 방안으로 특수 프로젝트팀(TFT, Task Force Team) 구성, 아웃소싱 등을 제안했다.

“이해관계자들의 교류와 참여 활성화돼야”

최현근 한국전력공사 전력거래실장은 “전력정책의 핵심가치가 국민에게 값싼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을 넘어 국민의 안전과 경제성까지 고려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라며 “새로운 핵심가치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현재 상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토론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전력기술의 현재 수준과 발전 가능성, 산업계에 미칠 파급효과, 그리고 국민의 수용성을 전문가들이 심도 있게 토론하고, 이해관계자들의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전력거래소 조강욱 처장은 “중요한 것은 전기 소비자가 전력산업 개혁을 추진하고 수용할 의지를 가지는 것”며 “인구, 교육, 통일, 에너지 정책 등 장기간에 걸쳐 시민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에너지 정책은 시민 사회의 참여를 통해 시행착오와 비용을 줄이는 의사결정 과정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에너지 정책에 대한 시민위원회를 만들어 자율성을 보장하고 전 국민의 의견을 모으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모든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공론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취재 지원=기후변화청년모임 BigWave 이한주>

이은주 객원기자  eunjoolee@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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