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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구제역 대처 이대로 괜찮나
[청주=환경일보] 신동렬 기자 = AI(조류 인플루엔자)가 주춤한 사이 때아닌 구제역이 발생해 온 나라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는 AI, 구제역이 빈번히 발생하는 국가로 전락될 위기에 처해 있다. 축산업에 대한 전염병 대책능력이 부족한 국가로 대외적으로 신뢰도가 낮은 상태다.

AI 사태로 가금류 3600만 마리가 땅속에 매몰됐다. 현재도 진행 중이다. 얼마 전 옥천에서 출하를 앞둔 한우 73마리가 브루셀라병 의심 증상을 보이면서 예방적 차원에서 265마리가 살처분 됐다. 음성에서 AI가 발생한 지 한 달여도 안 된 시간이다.

엎친 데 덥친 격으로 지난 5일 보은군 마루면 젖소 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197마리가 살처분 처리됐고, 인근 주변 500m 내외에 있는 가축 농장 4곳의 183마리의 소도 예방적 차원의 살처분이 실시됐다.

충북도 방역본부와 보은 민·관·군이 나서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9일 또다시 한 축산농가에서 구제역 양성반응이 나왔다. 충북도는 지난해 항체 형성률이 97.8%라고 발표했지만 보은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젖소의 항체 형성률은 19%밖에 되지 않았다.

전북 정읍에서 발생한 한우는 항체 형성률이 5%였다. 소는 항체 형성률이 80% 미만이면 구제역에 쉽게 감염된다. 이미 전북 정읍에서는 339마리의 소를 살처분 했다.

보은, 정읍, 연천 등 확진 농장 3곳을 포함해 지금까지 전국에서 살처분 된 소는 모두 12개 농장 826마리에 달한다. 백신을 축산 농가에 보급하고 백신 접종교육을 정부에서 시키고 있지만 전문지식이 부족한 축산농가에서 제대로 접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RNA 단일가닥으로 이뤄져 있어 불안전한 분자다. 복제 과정에서 오류가 많아 돌연변이가 쉽게 발생한다. 백신을 투약해도 돌연변성이 발생하기 때문에 백신이 제대로 듣지 않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단일종의 백신으로는 전체적인 구제역 균을 퇴치할 수 없고 실온에서는 18℃를 유지해야 하지만 축산농가에서는 지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물 백신’이라고 한다. 백신이 있으나 마나 한 것으로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백신을 투약하면 젖소의 젖 생산량이 줄어 농가에서 백신접종을 피하는 것도 문제다. 악성 구제역의 치사율은 50%이다. 살아남은 동물도 먹지 못해 몸무게가 줄고, 젖을 생산하는 경우 젖의 양이 줄어들고 유산이 될 가능성이 크다. 유방염도 생긴다. 그리고 2차 감염도 발생한다고 한다.

최근 백신의 개발이 발달해 구제역을 사전에 통제할 수 있게 됐지만 구제역의 혈청에 따라 변종이 많고, 변종 사이에서는 백신이 면역력을 발생시키지 않고 백신으로 형성된 면역력의 유지 기간도 짧아 안전한 예방책이 되지 않는다.

국가가 구제역 피해를 입으면 피해 농가에 국민의 혈세로 소값의 80%를 지원하고 있다. 2000년 3월 국내에서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이후 작년 봄까지 7259개 농가의 소·돼지 등 우제류 390만6000마리가 살처분 됐다. 이들 농가에 지급된 보상금은 무려 2조64억원에 달했다. 생활안정자금과 융자·방역비 등을 더하면 3조3068억원이나 된다.

예방책에 대한 허술한 대책으로 근본적인 백신 예방의 초동 대책을 등한시하지 않았느냐는 의구심도 든다. 차등 보상제 도입 등 여러 방안 강구와 백신 접종을 비롯한 방역 책임 역시 기업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news7220@hanmail.net

신동렬  hkbsc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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