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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미 ‘Dear, Do You Know There?’展

P.180 작은 정원-바람의 칸타타<자료제공=갤러리 도스>



[환경일보] 송진영 기자 = 한상미 작가는 풍경을 그린다. 그 풍경은 아침이슬을 한껏 머금은 오전의 화사한 들판이기도 하고, 한갓진 오후의 정원이기도 하다. 그곳에는 나무가 서 있고, 풀이 펼쳐져 있으며, 바람이 불고, 햇볕이 비취고, 리듬이 흐른다. 평온한 풍경이다.

화가를 통해 그려진 하나의 풍경은 어린아이에겐 마냥 뛰어노는 것만으로도 좋을 평화로운 놀이터이고, 연인에겐 달콤한 입맞춤의 기운을 북돋는 인적 드문 풀밭이며, 부모에겐 가족나들이를 꿈꾸게 하는 야외이다. 또한, 나이든 사색가에겐 한적한 오후의 산책하고 싶은 사유의 장소이고, 유목민에겐 발딛고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며, 여행가에겐 도달해야 할 대지이자 잠시 쉬어가는 저녁녘의 안식처이다. 그렇게 하나의 풍경은 누군가에 의해 다른 의미와 이야기를 갖게 된다. 풍경은 그런 것이다.

그녀가 그리는 풍경은 전반적으로 평온하고, 안정적이며, 밝고, 따스한 느낌이 든다. 그녀는 1996년 1회 개인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여섯 번의 개인전에서 줄곧 나무와 풀밭을 그렸다. 풍경 속에는 간간히 얼룩무늬 말이 있고, 풍경의 아늑함과 평온함을 유지하기 위한 듯 하늘과 맞닿은 들녘의 지평선이나 중첩되는 언덕의 경계에는 담벼락이 있다.

 

강한 빛 표현해 풍경에 리듬감 부여

풍경에 등장하는 삐죽대듯 뻗어있는 나무와 풀들은 마치 살아서 움직이듯 하고, 담은 외부세계로부터 정원을 보호해주듯 단단하게 서 있으며, 얼룩말은 비록 풀들이 뾰족하지만 이 보호막 덕분에 안전하게 맘껏 뛰노는 한가로운 오후의 풍경이다.

최근의 작품에서 보이는 변화가 있다면 풍경의 성격을 규정할 만한 얼룩말은 보이지 않고, 담벼락은 건축물의 구조를 갖고 풍경 안에 하나의 공간을 만들기도 하며, 전에 없던(실제로는 늘 있었겠지만) 그림자가 등장한다.

이번 개인전의 작품들은 이러한 변화를 확실히 확인하게 한다. ‘P.180 작은 정원-바람의 칸타타’의 작은 나무들 옆으로 늘어진 그림자는 빛의 강도를 더해 풍경에 흐르는 리듬에 강약을 부여하고, ‘바람이 나를 부른다’, ‘바로크 댄스를 꿈꾸는 정원’, ‘정원 속에 숨어있는 또 다른 풍경들’에서 화폭의 아래편에 짙게 드리운 그림자는 시선을 풍경 안으로 몰입하게 하면서 화폭의 깊이가 광활하게 펼쳐지도록 하고, 동시에 화면에 비추는 빛을 더욱 강하게 하여 풍경을 더욱 환하게 하는 효과를 갖게 한다.

 

바람이 나를 부른다


바로크 댄스를 꿈꾸는 정원



공간감이 더해진 덕분에 이전의 작품에서 풍경의 경계에 자리한 담벼락은 하나의 성(城)과 같이 건축의 구조를 띠면서 풍경 안에 또 다른 하나의 풍경을 만들어 내고, 나무와 풀의 존재감은 더해졌으며, 이로 인해 얼룩말과 같은 다른 등장인물이 없이도 풍경은 그 자체로도 의미를 지닌 하나의 장면이 된다.

여기서 풍경은 더 이상 배경이 아니다. 이러한 강렬한 빛과 공간감은 ‘오후 4시의 산책’이나 ‘여름의 치유’, ‘멀리보다’와 같이 작품의 제목만으로도 확인 할 수 있다.

전시는 오는 6월3일부터 9일까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갤러리 도스에서 열린다. 자세한 사항은 ☏02-737-4678로 문의하면 된다.

songjy@hkbs.co.kr

송진영  songjy@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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