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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농업이 필요하다

고용석
기후변화 적응과 감축, 식량안보를 잇는 대안 필요

UN “소농중심의 지속가능한 농업체계 필요” 역설

농업분야의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은 자체적인 감축 효과뿐 아니라 시너지 효과도 엄청나다. 기후변화의 최대 피해자인 개도국의 적응과 감축을 돕고 근본적인 식량불안정을 개선하고 삶의 질을 높이면서 녹색성장을 이끄는 계기를 마련한다.

세계 인구의 10억이 굶주림에 허덕이고 또 10억은 영양부족 상태이다. 반면 16억은 과체중과 비만에 시달리고 그 중 절반이 만성질환으로 죽어간다. 문제는 기아가 심한 개발도상국들이 기후변화에도 가장 취약하고 토양의 황폐화도 극심하다는 점이다.

2007~2008년 식량위기를 통해 세계 식량 수급체계의 심각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나면서 유엔도 소농 중심의 지속가능한 농업체계로 식량체계를 대폭 전환하는 데 매년 2조 달러를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한다. 특히 개도국의 지속가능한 농업은 막대한 탄소배출도 줄이고 식량생산성을 높인다.

토양도 회복시키며 수자원 등 자원효율성도 좋다. 이렇게 식량자급률을 높이면서 정책적으로 개도국들의 식량에 대한 접근도 배려한다면 글로벌 먹거리 망의 근본적 변화도 꾀할 수 있다.

또한 선진국들의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식습관 장려도 기아, 자원부족, 기후변화의 최악의 영향으로부터 지구를 구하는 데 필수적이다. 시장에 나오는 곡물의 50%가 가축사료로 들어가고 농경지의 70%, 물 사용의 70%가 대부분 육류생산에 소모된다(UN & SIWI).

채식 위주의 식단변화는 세계 식량의 가용성 확보뿐 아니라 생물다양성과 자원사용 같은 전반적 환경문제부터 인류의 건강증진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킨다. 월드워치 보고서에 따르면 축산품의 25%를 대체품으로 바꾸기만 해도 5~10년 내에 기후변화를 예방한다. 국가 간 기후변화 협상의 목표치에 도달할 수 있을뿐 아니라 현재 세계 곡물 생산량의 40%를 다른 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고도 한다. 이 수치는 대략 30억 인구에게 충분한 칼로리와 영양분을 제공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기후자금에 농업이 포함돼야 한다. UNFCCC의 목표는 기후변화를 조속히 안정화시켜 생태계가 기후변화에 자연스레 적응하고 식량안보를 확보하며 지속가능한 발전이 이루는 데 있다(정관 2조).

그런 측면에서 농업만큼 적임자를 찾기 어렵다. 유엔의 기후관련 자금 메커니즘에 농업의 다중적 효과가 적극 반영돼야 한다. 유엔 FAO는 농업의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투자는 5배의 효과를 낸다고 한다. 이미 올해 6월 Rio+20 지구회의와 G20에서도 기후변화, 인구성장, 빈곤, 식량 가격 급등, 생태계 악화에 직면한 세계를 먹여 살리는 지구적 과제에 대한 구체적 정책대응가 심도있게 논의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카타르 회의에 UNFCCC의 ‘Fast Start’ 기금에 농업을 포함시키는 것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교토프로토콜의 적응펀드와 최근 우리나라가 사무국 유치에 성공한 녹색기후기금도 고려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기상전문가들은 앞으로 4년에서 9년이라는 기간에 기후 재앙이 극적으로 악화될 것이라 예견하고 있다. 지구 평균온도가 2℃ 상승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하려면 18조달러가 필요하며 설치기간도 최소 20년이 걸린다고 한다. 이것이 신재생에너지를 통해서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기후재앙을 방지할 수 없는 이유이다.

결국 대기 중 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대규모의 신규 탄소수용능력을 만들어야 하는데 농업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소 방목과 사료 재배로 인해 황폐해진 광활한 지역을 회복시키고 벌목과 산림방화로 사라지는 숲을 감소시켜야 한다.

만약 이렇게 탄소가 포집되지 않는다면 탄소는 한 세기가 지나야만 사라질 것이다. 이 방법이야말로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4년 또는 9년 안에 극적인 기후변화를 방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결론적으로 농업은 기후변화의 적응과 감축, 식량안보와 REDD 등 모든 문제를 연결하는 연결고리인 셈이다. 단지 농업을 새롭게 디자인함으로써 환경적, 사회적 그리고 경제적으로 큰 회복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국제 기후정책에서 먹거리와 농업의 잠재력을 활용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이번 카타르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18)에서 이러한 선택이 결실을 맺는 출발점이 된다면 인류가 음식으로 지구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선’을 공유하기 위해 건설적 방향으로 사용하는 첫 번째 시도가 될 것이다. 또한 인류가 늘 함께하고 있다고 느끼는 이상과 비전에 부응하는 주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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