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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중심의 신교통시스템

경제활동과도 연계해 시너지효과 높아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교통수단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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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 자동차를 소유하기 위해서는 세금 등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하지만 실제 하루 중 사용하는 시간은
2시간을 넘지 못하고, 자동차를 보관하기 위해서는 비싼 돈을 들여 지은 주차장은 하루 중 반은 빈공간이다.

 

2012년 말에는 우리나라 전체 자동차가 1900만대를 육박하게 되고, 늘어난 자동차는 교통혼잡 문제를 넘어 에너지와 환경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자동차 중심의 교통체계가 갖는 비효율 및 사회적 비용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대중교통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지만 투자대비 효과성은 낮아 교통문제 개선보다는 정부 재정을 압박하고 있다.

 

빈부 격차 심화로 인한 자본주의 위기와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적 위기가 확산되면서 기존의 대량생산, 대량소비 중심의 소유경제에서 자원절약과 협력적 소비를 강조하는 공유시장경제로 변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증대되고 있다.

 

레이첼 보츠만(Rachel Botsman)과 루 로저스(Roo Rogers)가 쓴 내 것이 네 것”(What's Mine is Yours)이란 책에 따르면 공유비지니스는 개인과 개인, 가정과 가정을 정보통신망으로 연결해 서로 쓰지 않는 물품을 연결시켜 줌으로써 자원의 재활용 수준을 높이고, 쓰레기를 줄이며 생산으로 인한 온실가스의 배출을 줄여주는 등 사회적 기업의 성격을 갖는다고 한다.

 

이와 같은 변화의 진원지는 뜻밖에도 소비대국인 미국의 실리콘밸리이고, 음악파일을 공유하는 스티브 잡스의 아이팟에서 비롯되어 마크 주커버그의 페이스북에서 절정을 이루고 있다. 공유시장경제의 실용성에 대한 가장 큰 실험은 자동차를 나누어 타는 카쉐어링을 시작으로 점차 교통의 타 분야로 확산되고 있고 미국의 집카(Zipcar)라는 회사는 세계적인 혁신의 아이콘이 되었다.

 

인터넷 웹이나 스마트폰의 앱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이웃 간 쓰지 않는 주차장을 공유하거나, 자전거를 공유하는 것을 넘어 실시간 카풀, 공유택시 등도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최근 들어 이러한 공유교통서비스를 묶어서 통합공유교통시스템이라는 새로운 교통체계를 구축하자는 노력이 일부 학자들 사이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정보통신인프라를 사용해 자동차, 주차장, 자전거 등을 실제 소유하지 않고도 필요할 때 저렴하게 실시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로나 철도와 같은 토목인프라 기반의 기존 교통시스템과 차별화되는 제3의 교통시스템이다.

 

또한, 공유교통서비스를 서로 연계하는 네트워크체계를 구축한다는 차원에서 단편적 카쉐어링과도 차별화된다. 가령 카쉐어링에 일정 횟수 이상 참여할 경우 공유주차장을 이용할 때 할인혜택을 준다거나, 자전거공유를 할 경우 카쉐어링 이용료를 할인해주는 등의 개별 공유서비스 참여자간 연계시스템이 가능하다.

 

한편, 카쉐어링 회원에게 물건 값을 싸게 해준다거나, 백화점에서 물건을 사고 쌓은 포인트를 카쉐어링을 저렴하게 이용하는데 쓸 수 있도록 해서 일반 경제활동과도 연계하여 통합시스템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본 시스템이 완성되면 일반 국민 입장에서는 자가용이나 기존 대중교통 수단이외에도 카셰어링, 자전거셰어링과 같은 대안 교통수단에 대한 선택폭이 확대되는 혜택이 생기고, 차량이 없는 젊은이나 저소득층도 데이트나 쇼핑 시에 저렴한 비용으로 차량에 대한 접근이 가능해져서 교통 형평성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값 비싼 주차장을 서로 시간적으로 나누어 공유함으로써 주차장 건설비용이 절약되고, 가용토지의 활용성도 개선되며 개인 승용차 통행의 주행거리가 줄면서 승용차 소유에 따른 가계 부담 완화, 에너지소비 감소 및 온실가스 감축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본 시스템은 교통수요가 많은 도심 뿐 아니라 이용수요가 적어서 대중교통서비스를 공급하는데 재정적으로 문제가 있는 외곽지역에 위치한 철도역 등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유중심의 신교통정책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법적, 제도적, 기술적 정비가 필요하다. 개인차를 쓰지 않을 때 일정한 요금을 받고 다른 사람이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이웃 간(Peer to Peer) 카쉐어링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의 개정이 필요하고, 공유에 따른 각종 리스크를 피해갈 수 있는 새로운 보험도 출시돼야 하며, 공유를 통해 개인이나 공동체에 발생하는 수입에 대한 과세제도도 마련돼야 한다. 또한 다양한 공유기업들이 이러한 통합공유서비스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각종 호환기술들에 대한 기술 표준화 작업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통합공유교통시스템은 기존의 토목인프라 및 소유 기반, 자원낭비형 교통체계를 IT인프라 및 공유 기반, 자원절약형 교통체계로 전환시킨다는 차원에서 교통의 신패러다임으로 규정할 수 있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기존 국가교통정책 틀의 근본적 변혁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김진호  jhocea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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